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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역·귀장역·주역: 고대 중국의 삼역(三易)

2026년 10월 24일 업데이트

고대 중국의 문헌은 세 가지 역(三易)을 이야기합니다. 연산(連山), 귀장(歸藏), 그리고 주역(周易)입니다. 세 책 모두 같은 팔괘와 64괘를 쓰되, 순서와 글이 달랐다고 전해집니다. 완전한 경전으로 살아남은 것은 오늘날 우리가 주역이라 부르는 책뿐이고, 나머지 둘은 사라졌습니다. 다만 1993년 왕가대(王家臺)에서 발견된 죽간 덕분에 귀장에 아주 가까운 무언가를 실제로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삼역"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나

핵심 구절은 주례(周禮)에서 태복(太卜)이라는 관직을 설명하는 대목에 있습니다. 태복은 "삼역의 법을 관장하니, 첫째는 연산, 둘째는 귀장, 셋째는 주역이라 한다"(掌三易之法,一曰連山,二曰歸藏,三曰周易)고 하고, 이어서 세 가지 모두 "기본 괘는 여덟이요, 그로부터 나뉜 괘는 예순넷"(其經卦皆八,其別皆六十有四)이라고 덧붙입니다.

그러니 세 가지 서로 다른 기호 체계가 있었다는 말이 아닙니다. 괘는 같았습니다. 달랐던 것은 배열과 거기에 붙은 말이었습니다. 같은 카드 한 벌을 두고 세 권의 책이 저마다 풀이를 단 것과 비슷합니다.

주례 자체는 주나라를 이상화하여 늦게 엮은 책입니다. 따라서 이 구절은 한나라와 전국시대 말기의 학자들이 무엇을 믿었는지를 알려 줄 뿐, 주나라 관리가 실제로 그렇게 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그래도 세 책에 관한 가장 이른 틀인 것은 분명합니다.

전통적인 설명

한나라 이후 주석가들이 그림을 채워 나갔습니다. 가장 널리 되풀이되는 것은 정현(鄭玄)의 설명으로, 대략 이렇습니다.

  • 연산, "이어진 산"은 하(夏)나라의 역이었습니다. 산을 뜻하는 간괘를 겹친 괘로 시작했습니다. 제52괘 간, 산 위에 산이 겹쳐 있으니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것입니다.
  • 귀장, "돌아가 감추어짐" 또는 "돌아가 저장됨"은 상(商, 은)나라의 역이었습니다. 만물이 돌아가 갈무리되는 땅, 곤괘로 시작했습니다. 제2괘 곤입니다.
  • 주역은 주(周)나라의 역으로, 하늘인 건괘로 시작합니다. 제1괘 건입니다.

모두가 이에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두자춘(杜子春)이 남긴 또 다른 한나라의 견해는 연산을 전설의 복희에게, 귀장을 황제(黃帝)에게 돌렸습니다. 주역의 "주"가 무슨 뜻인지조차 논쟁거리였습니다. 정현은 이를 周普, 곧 "두루 미침"으로 읽었고, 당나라의 공영달(孔穎達)은 그저 주나라를 가리키는 이름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오늘날에도 두 설명을 다 볼 수 있으며, 어느 쪽도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이름 자체에 대해서는 역경, 주역, I Ching을 참고하세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전통이 일관되게 각 책을 서로 다른 첫 괘와 연결했고, 세 책을 하나의 점술이 왕조마다 이어진 판본으로 그렸다는 점입니다.

연산과 귀장은 어떻게 되었나

한나라 무렵 연산은 이미 사라졌거나 거의 사라진 듯하며, 확실히 원본이라 할 만한 것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귀장이라는 이름으로 돌던 책은 후대의 서목에 실려 있지만, 이 역시 없어지고 다른 책에 흩어진 인용문만 남았습니다. 마국한(馬國翰) 같은 청나라 수집가들이 이 조각들을 모았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학자들은 인용된 귀장마저 후대의 위작이라고 의심했습니다.

이 조각들이 흥미로운 것은 주역처럼 읽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짧은 효사 대신, 지난날의 점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옛날에 아무개가 이러저러한 일을 점쳤다"로 시작하고 그 결과가 이어집니다. 유명한 조각 하나는 제54괘 귀매(歸妹)를 항아(姮娥, 뒤의 상아)가 불사약을 훔쳐 달로 달아난 이야기와 연결합니다.

왕가대 죽간

1993년, 고고학자들이 후베이성 장릉(江陵) 근처 왕가대(王家臺)의 진(秦)나라 무덤(15호)을 발굴하다가 점술 문헌이 적힌 죽간 한 묶음을 찾아냈습니다. 각 항목에는 괘의 그림, 괘 이름, 그리고 "옛날에 X가 Y를 점쳤다"는 형식의 이야기가 적혀 있습니다. 괘 이름 가운데 상당수가 주역과 다르고, 형식은 옛 귀장 인용문과 아주 가깝습니다. 귀매 아래에 항아에 관한 대목이 있는 것까지 같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전문가가 왕가대 문헌을 귀장의 한 판본, 적어도 같은 전통에 속한 책으로 받아들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따라 나옵니다.

  • 후대의 귀장 인용문은 그냥 지어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뒤에는 정말로 오래된 자료가 있었습니다.
  • 전국시대 말기에도 주역 말고 다른 점서가 쓰이고 있었습니다. 괘는 같이 쓰되 글은 달랐습니다.

그래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죽간은 기원전 3세기 무렵의 사본이고 훼손되어 불완전하며, 귀장이 상나라에서 나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내용은 없습니다. 왕조와 연결하는 이야기는 여전히 전승이지 역사가 아닙니다. 출토 문헌의 더 넓은 세계는 마왕퇴 백서와 출토 주역을 참고하세요.

왜 주역만 살아남았나

주역을 다른 둘과 구별 짓는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 주석이 쌓였습니다. 십익은 점치는 사람의 지침서를 철학서로 바꾸어 놓았고, 모든 괘를 때와 처신에 관한 가르침으로 읽었습니다. 다른 두 책에는 이에 견줄 만한 주석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 경전이 되었습니다. 기원전 2세기에 한나라 조정이 오경박사를 두었을 때, 역이란 곧 십익을 갖춘 주역을 뜻했습니다. 그 뒤로 주역은 가르쳐지고, 베껴지고, 시험 과목이 되었지만 다른 둘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 글이 열려 있습니다. 주역의 이미지는 간결하고 일반적입니다. 우물, 솥, 그늘에서 우는 학 같은 것이어서 여러 상황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귀장처럼 이야기 형식인 항목은 괘 하나를 지난 사례 하나에 묶어 둡니다.

그렇다고 주역이 "참된" 역이고 나머지는 잘못이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넓은 점술 전통의 한 갈래가 선택되고, 해석되고, 보존되었다는 뜻이며, 주역의 역사와 번역은 그 갈래에서 자라났습니다.

점괘를 읽을 때 이것이 뜻하는 것

오늘 괘를 뽑을 때 여러분은 주역의 글, 문왕 괘서, 그리고 그 위에 쌓인 주석 전통을 쓰고 있습니다. 여기서 몇 가지 실용적인 점이 나옵니다.

  • 괘의 그림은 글보다 오래되었습니다. 여섯 효는 세 책이 함께 썼고, 여러분이 읽는 글은 그중 한 전통의 해석입니다. 문장만 보지 말고 팔괘와 괘의 모양도 살펴야 할 좋은 이유입니다.
  • 시작점이 다르면 강조점도 다릅니다. 산으로 시작하는 책, 땅으로 시작하는 책, 하늘로 시작하는 책은 저마다 다른 무게중심을 품고 있습니다. 제2괘 곤을 건괘와 나란히 읽어 보면 이것이 느껴집니다. 받아들임은 창조의 각주가 아닙니다.
  • 주역은 주역대로 읽으세요. 주역 해석에 귀장식 이야기를 끌어오거나, 자료가 뒷받침하지 않는 "잃어버린 뜻"을 내세우지 마세요. 남아 있는 글만으로도 충분히 풍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