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의 이정(利貞)이란? '바르게 함이 이롭다'의 뜻
2026년 10월 24일 업데이트
"Perseverance furthers"는 빌헬름–베인즈 영역본이 두 글자 利貞(이정)을 옮긴 말입니다. 利는 "이롭다, 유리하다"이고, 貞은 원래 "점치다, 시험해 묻다"라는 뜻이었는데 후대 주석가들은 "바르고 굳다"로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 구절은 "점이 이롭다"로도, "바르고 굳게 지키는 것이 이롭다"로도 읽힙니다. 점에서는 이 상황이 꾸준하고 원칙 있는 버팀을 보상한다는 뜻입니다. 다만 올바른 방향일 때에만 그렇습니다.
두 글자
利는 낫으로 곡식을 베는 모습에서 시작했습니다. 날카롭고, 이익이 되고, 유리한 것이지요. 『주역』에서는 "이롭다"를 뜻하는 표준적인 말입니다. 利涉大川,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다", 利見大人, "대인을 만나는 것이 이롭다"처럼요. 통하는 방향을 가리킵니다.
貞이 어려운 글자입니다. 괘사와 효사에 백 번 넘게 나오고, 정확히 利貞이라는 짝으로는 스무 번 남짓 나오는데, 제1괘의 첫머리 乾:元亨,利貞도 그중 하나입니다. 원형이정(元亨利貞) 네 글자는 따로 다룬 글이 있으니, 이 글은 貞과 그 위에 세워진 구절에 집중합니다.
점술적 해석: "점이 이롭다"
상나라 갑골에서 貞은 신령에게 올리는 물음을 이끄는 동사이고, 그 일을 맡은 점복관을 현대 학계에서는 정인(貞人), "묻는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초기 자전인 『설문해자』는 간단히 정의합니다. 貞,卜問也, "정(貞)은 점쳐서 묻는 것이다."
고형(高亨)을 비롯한 20세기 학자들 상당수는 『주역』을 이런 관점에서 읽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利貞은 전문적인 판정, 곧 "점이 이롭다" 또는 "이 일을 정하는 것이 이롭다"입니다. 에드워드 쇼너시는 마왕퇴 백서본을 번역하며 利貞을 "beneficial to determine"(정하는 것이 이롭다)으로 옮겼습니다. 이렇게 읽으면 이 구절은 조언이라기보다 점복관의 기록에 남긴 메모에 가깝습니다.
도덕적 해석: "바르고 굳다"
십익은 이미 이 글자를 다르게 읽었습니다. 건괘 문언전은 貞者,事之幹也, 정(貞)은 "일의 줄기"라고 하고, 貞固足以幹事, 바르고 굳으면 일을 해내기에 넉넉하다고 말합니다. 정이(程頤)와 주희(朱熹)는 이것을 표준적인 뜻으로 삼았습니다. 주희는 貞을 正而固, "바르고 굳음"으로 풀었지요. 레그의 "correct and firm"은 이를 그대로 따른 것이고, 베인즈가 영어로 옮긴 빌헬름의 독일어 Beharrlichkeit, "끈기"는 굳셈 쪽에 무게를 둡니다.
주희는 『주역』이 근본적으로 점서라고 보았고, 그의 해석은 두 뜻을 잇습니다. 제1괘에서 점의 결과는 크게 형통함이지만, 그 이로움은 바르고 굳은 데 있으며, 그것이 형통함을 끝까지 지켜 준다는 것입니다. 판정과 덕목이 함께 옵니다.
전통이 이렇게 스스로 엇갈릴 때, 단번에 어느 한쪽을 골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오래된 층은 이 구절이 판정이었음을 알려 주고, 주석들은 여러 세대의 독자가 그 판정과 함께 사는 법을 어떻게 배웠는지 알려 줍니다.
"끈기"가 늘 좋은 것은 아니다
貞에 관해 알아 두면 가장 쓸모 있는 사실은, 경문이 이 말에 자주 단서를 달고 때로는 꾸짖기까지 한다는 점입니다. 빌헬름 번역에서는 다음과 같이 나타납니다.
- 貞吉, "바르게 지키면 길하다": 흔하고 격려하는 경우입니다.
- 貞凶, "고집하면 흉하다": 항괘(32)의 초효 浚恆,貞凶은 영원함을 너무 깊이, 너무 일찍 파고드는 것입니다. 수괘(17)의 4효는 얻은 것을 붙들고 있는 경우입니다.
- 貞厲와 貞吝: 고집하면 위태롭거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 不可貞: "고집해서는 안 된다". 절괘(60)의 苦節,不可貞처럼, 쓰라리게 된 절제는 계속 지킬 수 없습니다.
- 小貞吉,大貞凶: 둔괘(3)의 5효로, 작게 지키면 길하고 크게 고집하면 흉합니다.
그러니 "perseverance furthers"는 밀어붙이기를 두루 승인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 상황에 대한 판단이며, 같은 경문이 고집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말하는 데에도 전혀 주저하지 않습니다. 판단어를 다룬 글에서 吉, 凶, 厲, 吝을 어떻게 가늠하는지 설명합니다.
단서가 붙은 굳셈
경문은 어떤 종류의 꾸준함인지도 알려 줍니다.
- 利牝馬之貞, "암말의 바름이 이롭다": 곤괘(坤, 2)에서. 앞장서는 굳셈이 아니라 따르며 실어 나르는 굳셈입니다.
- 利艱貞, "어려움 속에서 바름을 지키는 것이 이롭다": 명이괘(36)에서. 몸을 낮춘 채 바름을 지키는 것입니다.
- 利永貞, "오래도록 바름을 지키는 것이 이롭다": 곤괘(坤)의 여섯 효가 모두 변할 때 읽는 특별한 글입니다.
- 동인괘(13)의 利君子貞과 가인괘(37)의 利女貞: 특정한 역할에 걸맞은 꾸준함입니다.
한 괘 안의 두 얼굴
항괘(32), 오래감은 한 괘 안의 긴장을 보여 줍니다. 괘사는 이 책에서 더할 수 없이 격려하는 말입니다. 恆:亨,無咎,利貞,利有攸往, "오래감은 형통하고 허물이 없으며, 바르게 함이 이롭고, 갈 곳이 있으면 이롭다." 그런데 위에서 인용했듯 초효는 고집하면 흉하다고 합니다. 차이는 때와 깊이에 있습니다. 오래가는 헌신은 상황 전체로 보면 옳지만, 아무것도 쌓이지 않은 맨 처음에 영원함을 요구하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초효가 움직이는 항괘를 받았다면, 괘사는 목표를 묘사하고 효는 그것을 너무 일찍 붙잡으려 한다고 알려 주는 것입니다.
내 질문에 적용하는 법
- "무엇을" 지키는지 물으세요. 貞은 언제나 무언가에 대한 꾸준함입니다. 질문에 걸린 방향, 약속, 원칙을 이름 붙이고, 내가 붙들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인지 물어보세요.
- 굳기 전에 바르게. 주희는 正, "바름"을 固, "굳음"보다 앞에 둡니다. 잘못된 길에서의 고집이야말로 貞凶이 경고하는 것입니다. 길부터 점검하세요.
- 효를 읽으세요. 괘사는 利貞인데 움직이는 효가 貞凶이나 不可貞이라면, 효가 더 구체적이니 효를 따르세요. 규칙은 변효 읽는 법에 있습니다.
- 단서를 눈여겨보세요. 암말, 어려움, 오랜 시간, 특정한 역할. 꾸준함의 종류가 곧 답의 일부입니다.
- 점술적 뜻은 가볍게 쥐세요. 가장 오래된 해석을 따른다면 利貞을 "이 일에 대해 점이 이롭게 나왔다"로 받아들이세요. 그래도 여전히 마음에 드는 답이 나올 때까지 다시 점치지 말고 질문을 꾸준히 붙들라는 말이 됩니다.